티스토리 뷰

낙서장

산 /이문길

바나나차차 2019. 5. 30. 19:01

목차



    반응형

    꾀 안 부리고 일 잘한다고

    벙어리 혼자 산골 묵정 밭을 종일 매게 했더니 

    해으름 논둑길에 날 만나 반갑다고 

    아바바 아바바


    황토 흙 묻은 이마에 지는 붉은 해그늘

    여윈 등허리 빈 지게에 진달래 한 묶음 묶여있다


    이 벙어리에게 하룻동안 지나간 

    골짝바람 소리나 귀먹은 바위나

    바위 밑 산두꺼비 우는 소리나

    아니면 산이 벗해 주지 않아서

    돌아온다는 얘긴지

    산을 돌아보고 나를 돌아보고

    아바바 아바바


    그가 어사처럼 논둑길을 따라 

    마을로 사라지는 것을 보며

    나는 문득 내 소원을 그에게 말 못하고 만것을

    평생 후회하며 살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

    반응형

    '낙서장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    장기랜트 vs 자동차리스 장단점 주의사항 알아보자.  (0) 2019.07.18
    작은기도/이해인  (0) 2019.06.04